개인적으로 필리핀을 다시 방문하게 된 것은 거의 15년 만일 것이다. 그 당시에는 정전이 자주되고 아직 망하지 않은 팍상한 폭포가 있는 동네 정도로 기억을 하였고 그정도가 전부였다. 그때도 지프니는 넘쳐났다. 단체관광이기에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그냥 자연경치와 관광지가 전부였고 기억나는 것은 많지 않았다. 사실 그땐 가기 싫었다. 

이번에 다시가게 된 계기는 뭐였을까. 아마 언급을 하진 않겠다. 하지만 관광지만 돌아다녔던 풍경과 눈앞에서 보는 풍경은 사뭇 달랐고 많은 부분에서 실체를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 단기간도 아니고 거의 20일에 가까운 날짜와 함께 거리를 거닐 수 있었다. 그때보다 많은 것이 달라졌고 또 변화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은 달라지지 않더라. 


미국의 문화, 일본의 경제, 중국의 파워, 그리고 그 셋의 열화판


처음 받은 인상은 그랬다. 미국의 문화 일본의 경제 중국의 파워, 그리고 그 셋의 열화판. 그도 그럴 것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여러 부분에서 미국적인 느낌은 났으며 많은 수의 상품들은 일본의 브랜드였고 SM과 같은 경제지도층은 중국계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화 경제 파워는 그 수준이 어느 하나 특출났다고 보이는 것은 없었으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것들이 팔리는 느낌이 다분했다.

물론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 인해서 한국제도 상당히 들어오긴 했다. 한국에서 가끔 나오는 실체가 없다는 말은 아닌것 같다. 일단 동남아시아에서는 문화적 파워가 분명히 존재한다는게 맞을 것이다. K-pop을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왠 마트에서 한국음악이 나오기도 했으니 말이다. 분명히 한류는 있고 파워는 존재했다. 

중국계의 파워는 보이지 않게 파워를 느낄 수 있었다. 택시를 타도 SM을 기점으로 말하면 다 이해하니 말이다. SM몰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화교의 자본이 들어간 곳이고 그외의 필리핀을 움직이는 자본은 화교가 밀접하게 섞여 있었다. 물론 그들은 자신이 필리핀 인이라고 말을 하지만 순수 필리핀 자본으로 세워진 가게들이 잘 되는 건...

일본의 경제는 그냥 내놓고 보인다. 자동차부터 시작해서 편의점의 브랜드 그리고 안의 물건들까지. 식민지배를 했음에도 필리핀은 그들을 너무 쉽게 잊는 듯 하다. 그래서 한편에서는 용서의 나라라고 한다. 미국, 일본의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들에 대한 감정이 없으니까... 


싼 인건비 그리고 슬럼화


인건비가 싸다는 점은 양날의 검일 것이다. 단순 조립이나 인건비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있겠지만 반대로 국가의 GDP나 GNP를 갉아먹을 수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실질구매력도 그 문제에 속하게 된다.

필리핀의 인건비는 대졸 초임이 최고 높은 대학의 경우 100만원 정도, 일반 대졸은 약 40만원 정도이다. 하지만 필리핀 자체에서 대졸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고 인구의 절반이 빈곤층임을 가정했을 때 대부분의 수입은 그리 높지 않는다. 실상 빌리지의 형태로 주거지가 존재했는데 쉽게 말하면 동 만한 크기의 시큐리티 존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목격을 한 적이 있는데 동 크크기의 땅을 사서 입구에 보안요원을 두는 형태이다. 말이 안될거 같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형태이다. 이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보안패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길앞에서 막히는 게 일반사. 택시도 잡기 힘들었다. 암튼 이런 형태가 존재하고 이곳들의 집들은 당연히 어느정도 부유한 편이다. 

인건비가 10~25정도를 주면 사람을 한명 쓸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보자. 그게 여기에서는 쉽게 일어나고 당연시 된다. 일에 따라 다르지만 저정도 월급을 주면 한가지 일을 시킬 수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들은 어디서 사는 걸까? 이것이 여기에 담긴 핵심적인 말로 빌리지 주변에 슬럼가가 형성된다. 월급이 작으니 당연하게도 가까히 살게 되고 그러니 결국 자연스럽게 주변에는 슬럼가가 형성이 된다. 물론 당연하게도 월급이 적으니 구매력 또한 적어지고. 

이런 구매력의 저하는 당연하게도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마침 갔을때가 9월이었고 크리스마스 음악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9월부터 크리스마스를 챙긴다고 한다(..) 한국의 경우 설날 추석이 큰 명절이라면 이 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만이 가장 큰 명절이었다. 헌데 명절이 되기 전 범죄율이 올라간다. 돈을 모아야 하는데 안모아지니 그렇다고. 물가 자체가 2/3에서 1/2이지만 인건비는 그보다 열악하니 도난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가령 스마트폰만 해도 월급의 몇배에 해당하는 액수임을 감안하면 그 감이 느껴지지 않는가?

하지만 이 나라의 비극은 마땅한 산업이 없다는 점에서 시작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옆나라 인도네시아만 해도 스페인과 합작을 하여 수송기를 만들거나 이슬람은행 수크라를 통해서 금융을 일으키고, 말레이지아는 에어아시아나 프로톤 모터스같은 자동차를 신설해서 산업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에는 그러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는 전부 도요타 혼다 이스즈와 같은 일본 브랜드가 차지했고 문화는 같은 언어권인 영어에 묻히거나 아니면 한국의 문화가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아무런 저항없이. 


저신뢰사회, 택시와 시큐리티


본인이 한 나라를 방문했을 때 판단하는 방식으로 2가지가 있다. 하나는 택시에서 웃돈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다른 하나는 쇼핑몰이나 집 혹은 공공기관을 들어갈때 시큐리티가 있어서 가방검사나 여타의 과정을 거치는지. 이 두가지가 부합되는 나라의 경우 대부분 저신뢰사회에 해당이 되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고신뢰사회에 해당이 되었다. 즉 서로가 서로를 믿는만큼 사회의 질과 산업이 다르다는 생각이다.

필리핀의 경우 그 두가지가 모두 해당하는 나라였다. 물론, 본인이 외국인인임을 뻔히 보이는 것일 수 있지만 웃돈을 요구하는 문화가 너무 심했다. 물론 Traffic이 있으면 팁으로 50~100페소를 주어야 하는건 이해가 되었지만[각주:1] 밤시간때의 심한 웃돈[각주:2]은 상식을 벗어났다. 공항에서 택시가 갈때 직원이 택시의 번호를 적는 것을 볼때 아직까지는 신뢰사회의 구간에 접어들지는 못한거 같다. 

다른 하나는 시큐리티, 어딜가든지 시큐리티가 있는 곳은 Private인 곳이었다. 문제는 이런 시큐리티가 있어도 범죄는 일어난다는 것. 하지만 없는 것 보단 낫다고 편의점에도 시큐리티가 있다. 없으면 거지[각주:3]아이들이 들어오니까...

그래서 미리 택시를 탈때 미터기를 켜달라고 꼭 말해야 하는것이 조금은 지치기 시작했다. 한국이 고 신뢰사회라는 것은 아니지만 [각주:4] 거진 1시간이나 길에서 승차거부를 당하는 경우는 여행을 하면서 이곳이 처음이었다. 

이런 저신뢰의 모습은 Prepaid와 Postpaid에서도 들어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Prepaid를 사용하고 있는데 Postpaid의 경우는 은행에 일정 Balance가 있어야 하고 또 증명할게 많다고 한다. 당연하게도 사람들은 prepaid를 이용하게 된다. 또 prepaid를 살때 아무런 증명 없이[각주:5] 살 수 있다는 점은 싱가포르하고 다른 점.


산업없는 나라, 빈곤층이 50%


이런 복합적인 요소와 자국내 기간산업이 마땅히 없는 상황이라 필리핀은 산업유치에 열을 쏟고는 있다. 가령 한진중공업의 수빅조선소[각주:6]와 같은 것은 그 예시라고 할 수 있겠다. 상당한 법인세 인하[각주:7]와 더불어 상당한 특혜를 하면서 까지 한 것은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던진 당근과 같은 것 이었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일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산업은 낙후되 있다. 건물들은 삐까뻔쩍하지만 정작 산업은 존재하지 않는 것. 필리핀 경제구조를 살펴봐도 이렇다 단순조립 같은 요소 이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외국의 자본을 도입하는것도 나쁘지 않을텐데 중국과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라 그러지도 못한다. 외국인이 회사를 세울려면 현지의 회사와 합작을 하지 않는 이상은 불가능한 형태. 그리고 부패지수가 있는 관계로 돈을 찔러넣지 않는 이상은 2년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하하하.










  1. 차량정지시 거의 올라가지 않는다. [본문으로]
  2. 200페소에서 300페소까지 웃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문으로]
  3. 정말 이렇게 표현을 할 수밖에 없다 [본문으로]
  4. 매우 늦은 시간에 택시를 탈때 승차거부는 여전하다. [본문으로]
  5. 한국이나 싱가포르 그리고 일본등의 경우 여권을 제시해야 한다. [본문으로]
  6. 조선이나 자동차 그리고 이러한 산업은 인건비는 둘째치고 고용효과가 막대하다. [본문으로]
  7. 소비세만 해도 10%가 넘는 이 나라임에도 세금을 감면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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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언플의 달인 삼슝

  2. 아라라기군 2011.03.22 14:43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정말 삼성이라는 기업에 대해 정이 떨어지는 모습만 계속 보여주고 있네요.

  3. 옴니아의 전례가 뻔히 있는데, 옴2나 갤A에 넘어가는거 보면 그회사에 그고객이다 싶더군요.
    M4500시절 생각해서 산 M495였지만 이후 삼성을 사면 안된다고 강하게 느꼈죠 ㅋㅋ

  4. ....

  5. 뭐 삼성이니까요(............)

  6. 탱탱구리 2011.04.02 04:04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연제하신 글 잘 봤습니다.

    유독 삼X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안달이 나있는듯 하네요

    휴대폰 사업의 핵심이 지금 스마트폰이고 이미 1000만 소비자를 유치한 시대이긴 한데.

    아이폰의 2007년 출시후 매년 1년마다 업그레이드 된 사양의 신제품과 새로운 버전의

    OS를 지원하고, 전세대 제품들도 최소 2년이상은 지원이 되니...

    저는 아이팟터치 1세대 1.1X버전 떄부터 터치 2세대, 아이폰4 까지 사용중입니다.

    제가 터치에 눈독이 들었던것은 앱을 설치할수잇는 기기였기 때문인데요

    터치 나왔을당시에는 국내에 이런 기기들이 거의 전무했고, 피쳐폰에서는 통신사의

    인터넷 스토어에서 다운을 받아야 되나 전화비의 문제로 부담스럽고 스마트폰 만큼

    다양한 앱이 없었습니다. 물론 터치1세대 떄나 아이폰1세대 때는 앱스토어가 형성되기

    전이었지만, 탈옥과 전세계 유저들의 버프로 피쳐폰은 상대가 안되는 앱들이 공유되고

    있던 시절이구요. 아이폰 3G 출시와 터치 2세대 출시후에 앱스토어가 런칭하면서 부터는

    지금까지 따라올수없는 격차가 벌어져 있지요

    저는 터치 와 아이폰을 쓰기 전까지는 고가의 휴대폰을 사용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터치1세대 를 쓰면서부터 유독 애플의 제품이 왜 소비자들이 열광하는지는

    알게되고, 아이폰4를 구매하고 후회한적이 한번도 없고 지금도 잘 쓰고있네요

    어찌하다 보니 애플 찬양이 되었는데, 삼성의 스마트폰 출시후의 행보는

    정말 말이 안나올정도입니다.

    신규 제품의 출시 주기가 너무나 빠르고, 그로인해 몇개월전의 신제품이
    구제품으로 되어버리는 사태.

    피쳐폰 때는 상관이 없지만, 스마트폰은 아무리 신식 기기들이 나온다고 해도

    최소한의 앱을 맘대로 설치해서 편하게 쓸수잇는 환경과 안정성은 보장이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의 갤럭시S의 믿기힘들정도의 열풍덕에 그나마 신제품이

    꽤 오랜만에 나오는것이지, 갤럭시S도 아마 그전 옴니아나 갤럭시A 정도의 판매량이었다면

    벌써 새제품이 나오겠지요. 소비자들이 원하는것은

    신제품이 빨리 나오는것이 아니라, 제대로 완성도잇는 제품이

    하나 나오는것일겁니다. 90만원에 육박하는 돈을 주고 사서

    한달만에 가격인하, 버그, 오작동으로 인한 속앓이, AS받으면서

    펌웨어 업데이트 하면서 크리티컬한 버그들 고쳐나가는 상황..

    이러한것은 아니지요. 소비자가 베타 테스터도 아니고, 베타테스터는 돈이라도

    압들고 하지요. 저는 유일하게 삼성 핸드폰 쓴게 연아의 햅틱이었는데

    피쳐폰 수준에서는 상당히 완성도 높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주변의 옴니아 사태와 갤럭시S도 루팅을 안하고 잇단 패치들 안하면

    순정상태의 절망적인 사태를 보고 삼성의 스마트폰은 안쓸거 같습니다.

    옴니아의 WM OS의 한계때문이었다 라는 애기는 HTC의 HD2나 다이아몬드 시리즈를

    보면 그런 애기는 안나올거 같구요.

    아무튼 글이 이상하게 길어졌네요. 내수 산업과 국가 대표 기업이라는 삼성에서

    이런식의 사태가 나오는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외국에서의 1+1 마케팅이나 무료로 주면서, 그것을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애플처럼 줄서고 잇는듯하게 언플하는 행동, 거기다가 외국에서의 거의 헐값 마케팅

    비용을 자국민들에게서 확보하는 자국민을 봉으로 아는 기업의 제품

    삼성이 우리나라의 최고의 기업이고, 우리나라 경제를 책임지는 핵심기업인것은

    사실이나, 이런식의 자국민을 우습게 보는 태도의 기업이 언제까지 1위기업으로

    유지 될지 궁금합니다.

    참고로 덧붙이지만 옴니아2의 경우는 개발자 분들조차도 이걸 왜 쓰냐는

    말이 나올정도의 완성도였다고 하네요.